달
함순례
어쩌다 깜박 졸았나봐요
어둠 뚫고 지켜보는 시선 있어 눈 떠 보니
그대가 빤히 훔쳐보고 있네요
들고 갈 것 없으니 잠시 쉬어가려던 참인가요
그대 편히 머물다 가세요
한밤중 슬며시 제게 찾아와 짓무른 몸 정갈히 씻어주시는군요
대접할 수 있는 건 마시다 남은 떫은 차 한 잔뿐
더러 맑은 술이나 입맛 돋우는 음식으로
당신을 맞을 때도 있겠지요
오늘은 딱 한 번만 눈 감아 주세요
한 시절 지나면 당신도 그만 기울고 말거잖아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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